<영어 원서 추천> 더 기버(The Giver): 기억 전달자

Posted by sheneedsme
2015. 7. 27. 20:18 영어 원서 읽기/영어 원서 추천, 평점

영어 원서 읽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가장 좋았던 작품을 뽑으라면, 더 기버(The Giver)와 홀스(Holes)를 꼽고 싶습니다. 현재까지 독서량이 많지는 않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의 추천 리스트 목록이 추가되고 바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영어 원서를 최대한 많이 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더 기버처럼 맘에 쏙 드는 책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예전에 더 기버를 영화로 본 적이 있습니다. 다만 인상적이지 못했던 탓인지 그다지 제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이 여자친구(?)를 태우고 미끄럼틀을 타는 장면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의 장기기억 속에 남아 있을 뿐입니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하거나, 가장 임팩트가 강한 장면은 아닐거라 지금도 생각됩니다.) 더 기버는 책으로 읽으셔야 합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상태라면 더 좋습니다. 모든 것이 백지상태인 상태에서 책을 읽으셔야 심오한 의미를 지닌 문장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재미가 느껴지실 것입니다. 


(첫 페이지입니다.)


저는 현재 세번째 읽고 있습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전에 안 보였던 부분들이 보이고, 처음보다 더 큰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작가가 설치한 복선들을 발견하고는 소름이 돋은 적도 있습니다. 처음에 읽을때는 무심히 스쳐갔던 문장에서 말입니다. RED에 대한 개념이 알려졌을 때, 그 신선한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로는 절대로 그 충격을 느낄수가 없습니다. 영화를 보시면 제 말이 무슨 뜻인줄 아실 수 있을것입니다. 영화는 첫 장면만으로 책의 스포일러가 될 것입니다. 영어 원서를 읽고, 리뷰나 줄거리 등을 적으면서 스포 관련해서 그다지 크게는 신경쓰지 않고 글을 적어 왔지만, 더 기버만큼은 읽는 분들이 읽다가 저처럼 신선한 충격을 받으셨으면 좋겠기에 최대한 두루뭉술하게 적었습니다. 


첫번째 포스팅으로 간략하게, 책에 대한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더 기버, The Giver, 주는 사람(?), 영화와 한국판 에서는 기억전달자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작가 Lois Lowry가 1993년 출간한 책으로, 이듬해인 1994년 뉴베리상 메달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Lois Lowry는 이미 1990년 Number the Stars로 뉴베리상 메달을 수상하여, 두 번이나 뉴베리상을 받은 작가로도 유명합니다.) 



뉴베리상, Number the Stars 관련 포스팅


[영어 원서 읽기/뉴베리상 ] - 아동문학의 노벨상: 뉴베리상(Newbery Awards) 소개


[영어 원서 읽기/뉴베리상 ] - 뉴베리상(Newbery Awards) 수상작 목록


[영어 원서 읽기/영어 원서 리뷰] - 1990 뉴베리상 수상작: Number the Stars 별을 헤아리며


[영어 원서 읽기/Number the Stars] - <영어 원서 읽기> Number the Stars: 배경 지식 확인하기


책의 서문에 작가가 이렇게 말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책이 1993년이 아닌 지금 쓰여졌다면 아마도 하품이 날테지요."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물론 작가도 본인 작품을 누군가 지금 읽어도 흥미롭다고 생각할거라 확신합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책과 영화 등을 통해서 상상력을 발휘된 수많은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대표적으로 헝거게임 같은 작품 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기버는 지금 읽기에도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책에 드러난 작가의 상상력과 생각하는 방식,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 모두 놀라울 따름입니다. 


(더 기버 영화의 첫장면: 대파멸의 잿더미 속에서, 공동체인 커뮤니티들이 세워지고, 경계선 내에서 보호되었다.)


(더 기버 영화의 첫장면: 과거의 기억은 모두 지워졌다.)


책의 시간적 배경도, 공간적 배경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미래 사회, 어느 곳의, 한 사회 집단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구성원이 똑같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모든 것들이 철저하게 통제됩니다. 심지어 그들은 1984(조지오웰 작)의 세상에서처럼 그들이 통제받는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채, 실제로는 더 완벽하게 통제된 삶 속에서 살아갑니다. 감정도 기억도 심지어 꿈도(욕망과 관련됨) 마음껏 허락되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것은 없습니다. 모든것들은 공유되어야만 하며, 심지어 자신이 꾼 꿈마저 가족(가족이라기 보다 함께 사는 구성원이 더 어울리는 표현일듯 합니다.)식사시간에 공유해야 합니다. 


배우자도, 자식도, 직업에 대한 선택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같은 옷, 같은 집, 같은 식사, 주어진 직업, 주어진 가족, 제한된 언어, 통금시간, CCTV와 스피커로 통제된 삶. 더 기버의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유토피아를 향해 출발한 커뮤니티지만, 실상은 디스토피아가 되어 버린 세상입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는 많은 것들이 존재 하지 않습니다. 전쟁도 없고, 살인도 없고, 지독한 배고픔도 없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흔히 생각하는 유토피아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행복도 없고, 진정한 가족도 없고, 따스한 햇살도 없습니다. 


그러한 모든 과거 인간의 삶에 분명히 존재했던 좋고 나쁜 기억들은, 오로지 단 한 사람, 기억전달자만 가지고 있습니다. 새롭게 선발된 기억전달자(The Receiver)기억전달자(The Giver)에게 그러한 기억들을 전달받는 과정 속에서 의문을 품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일탈을 그린 책이 바로 더 기버: 기억 전달자입니다.   


*유토피아: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 

*디스토피아: 역 유토피아.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사회.


  (영화 속 한 장면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더 기버 속 세상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